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 운동으로 그동안 숨겨왔던 어두운 범죄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미국의 유명 영화 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기네스 펠트로, 안젤리나 졸리, 레아 세이두, 나탈리 포트만, 애슐리 저드, 에마 스톤, 리스 위더스푼, 에바 롱고리아, 아시아 아르젠토, 클라리사 마르케세, 알레산드라 줄리아 바시 등 많은 여배우 및 배우 지망생들이 그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성추문 사건이었습니다. 영화감독이자 영화제작프로듀서로 와인스틴 컴퍼니라는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지만, 이 성추문 사건으로 인하여 자기가 설립한 회사에서 해고되었고 배우자 조지나 채프먼과도 이 사건으로 인하여 이혼하게 되었는데 위자료만 약 2000만 달러(한화 약 214억원)정도라고 합니다.


 하비 와인스틴을 이어 또 미국의 체조대표팀 주치의로 근무면서 30년간 치료 명목으로 선수들을 성폭행한 래리 나사르가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나사르로 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의 수가 총 156명이었으며 이들의 고소로 그는 법정에 서게 됩니다. 래리 나사르는 자신의 우월적인 입지를 악용하여 의료행위를 가장한 성추행과 성폭행을 했다고 인정하고 그 사건에 대해서 깊게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고 한변하였지만, 담당 판사는 나사르가 피해 여성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법원으로 보낸 편지를 읽으며 거짓 반성이라고 그의 말을 믿지 않았고 175년형을 선고하였습니다.


 이렇게 미국으로 부터 시작된 성폭력 피해자들의 미투운동과 고발로 인하여 더이상 성폭력 사건은 피해자들이 숨어야 하는 시대가 아니었음을 세상에 알리게 된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첫번째는 안태근 전검사의 성추행을 세상에 알린 서지현 검사로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현직 여검사인 그녀는 2010년 10월 30일 한 장례식장에서 법무부 장관을 수행하고 온 당시 법무부 간부 안태근 검사가 공공연한 장소에서 옆자리에 앉아서 허리를 감싸안고 엉덩이를 쓰다듬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성추행 이야기를 꺼내기 어려운 검찰 분위기와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검찰의 이미지 실추 및 피해자에게 가해질 2차 피해 등을 이유로로 2014년 사무감사에서 검찰총장에게 경고를 받은 뒤 2015년에는 원치않은 지방 인사 발령을 받았다고 합니다. 부당한 인사 발령의 배후에는 안태근 검사가 있었고, 성추행 사실을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최교일 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덮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8년이라는 시간동안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기에 이런 일을 당했을까하는 자괴감에 빠져 지냈지만, JTBC 뉴스룸에 출연하여 나와 같은 피해자들에게 결코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또 이 사건에 대해서 도가니 검사로 유명한 임은정 검사는 검찰 내 성추행 사건으로 내부를 수소문하던 중 검사장으로부터 피해자가 가만히 있는데 왜 들쑤시냐며 호통을 들었고, 그 검사장이 바로 최교일 의원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최영미 시인이 2017년 황해문화 겨울호에 게재한 시 '괴물'로 인하여 문학계 성추행 사건이었다. 역시 JTBC뉴스룸에 출연한 최영미 시인은 그는 상습범이고 한 두번이 아니다. 내가 데뷔할 때부터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희롱을 목격했고 대한민국 도처에 피해자가 셀 수 없이 많다. 첫 시집을 1994년에 내고 문단의 술자리에 많이 참석했는데, 그때 목격한 풍경은 놀라울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여성 문인이 권력을 지닌 남성 문인의 성적인 요구를 세련되지 않게 거절하면 뒤에 그들은 복수를 한다. 작품이 나와도 그에 대해 한 줄도 쓰지 않고 원고를 보내도 채택하지 않는다. 문제는 그녀들의 피해가 입증할 수도 없고 작품이 좋지 않아서 거절한거예요라고 말하면 하소연 할 곳도 없다는 것이다. 그녀는 작가로서 생명이 거의 끝난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항해문화 겨울호에 발표한 괴물이 오랜만에 받은 시 청탁이었다고 하면서 성적인 요구 거절 후 빚어진 일이었냐는 질문에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습니다.

 류근 시인은 시 속에 'En'으로 표현된 인물이 고은이라고 밝혔고, 고은 시인은 '술 먹고 격려도 하느라 손목도 잡고 했던 것 같다.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오늘날에 비추어 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뉘우친다.'고 인터뷰를 통해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지막 연극계 성폭력 논란에 중심이 된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14일 SNS를 통하여 10여년 전 이윤택 연출가에게 성추행 피해 경험에 대한 폭로로 수십 년간 연극계에서 자행된 성폭행 논란의 주인공의로 지목되었고, 그의 연극단에 몸담았던 단원들의 고발이 계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김수희 대표는 자신의 SNS에 10년 전쯤 연극 '오구' 지방 공연에 캐스팅 됐을 당시 여관방을 배정받고 짐을 푸는 도중 인터폰으로 이윤택의 호출을 받았다. 연습이나 휴식 중 꼭 여자 단원을 불러 안마를 시켰기에 자신을 향한 호출 또한 안마를 위한 것임을 단박에 알았다. 어쩔 수 없이 안마를 했던 김수희 대표는 이윤택이 자기 성기 가까이 내 손을 가져가더니 성기 주변을 주무르라고 했다. 손을 빼고 더는 못하겠다고 말을 꺼내고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배우 김지현, 이승비도 이윤택의 성폭행에 대해서 폭로했습니다. 배우 김지현은 19일 SNS에 황토방이란 곳에서 여자단원들은 밤마다 돌아가며 안마를 해었고 저도 함께였다. 그리고 그 수위는 점점 심해졌고 급기야 혼자 안마를 할 때 전 성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2005년 전 임신을 하여 제일 친한 선배에게 말씀을 드렸고 조용히 낙태를 했다. 낙태 사실을 안 이윤택으로부터 200만원과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았고 사건이 잊혀갈 때 쯤부터 또다시 성폭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극단을 나왔지만 병원에서 공황장애 판정을 받고 지금도 치료를 받고있다고 합니다.
 배우 이승비는 자신의 SNS에 지난 2005년 국립극장 객원 단원으로 뽑혀 '떼도적'에 출연하게 됐고, 당시 연출하던 이윤택 감독은 연습 핑계로 자신을 불러 온몸을 더듬었다. 너무 무섭고 떨려서 몸은 굳어가고 수치스러움에 벌벌 떨렸다고 적었고, 19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이윤택 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분들이 유명한 뮤직컬 제작사 분들이 공공연한 장소에서 가슴도 만지고 그런다. 한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닌 그 다음 세대를 살리기 위해 제가 발언을 해야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윤택 연출가는 지난 잘못을 반성하고 모든것을 내려놓고 근신하겠다고 밝힌 후 19일에는 종로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통하여 "제게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부끄럽고 참담하다. 과거 연희단 거리패 단원들이 항의할 때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매번 약속했지만 번번이 약속을 못 지켜 큰 죄를 지었다. 저 때문에 연극계 자체가 매도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 어떤 벌도 달게 받겠다. 안마는 제가 시켰다. 제 잘못을 통감하고 있다. 가르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가슴, 척추 등을 터치하기도 한다. 그 배우가 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그때는 몰랐다. 폭력적이거나 물리적인 방법으로 성관걔를 하지 않았다. 성폭행은 없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SNS 글은 사실인 부분도 있고 사실이 아닌 부분도 있다. 이 무제를 여기서 왈가왈부하거나 진위를 밝힐 수 있겠나. 사실과 진실이 밝혀진 뒤 그 결과에 따라 응당 처벌 받아야 한다면 받겠다." 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항간에 문학계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떠돌때 이윤택 연출가가 "영화나 문화정책을 담당하는 분들이 정말 판단을 다시해야 된다."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등의 비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럼 자신이 범한 성폭력 사건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겨댕댕과 똥댕댕이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네요.



 "평소에 행실을 똑바로 하고 다녔어야지!"

 얼마 전까지 우리는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아니면 누군가 한명쯤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마 이 밖에도 자신의 우월한 위치를 이용하여 성폭력을 행사했지만 아직 사회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사건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들에게 "너의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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